어릴 때는 관심에 목말랐다. 그 갈급함이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나이가 드니 어느새 그런 욕망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아버렸다. 지금은 가정과 마음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나를 움직이고 있다.
나는 남들과 달리 특별한 열망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이제는 딱히 다를 것도 없어졌다. 강한 비전을 품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나도 평범해진 걸까, 아니면 아직 새로운 내면의 동기를 찾지 못한 걸까.
올해는 그런 동기를 끝내 찾지 못했다. 찾아보려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내년에는 나를 휘몰아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만나보고 싶다.
인생의 큰 결정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덜 후회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나는 결국 후회할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후회를 감수할 수 있는가.
우리는 모두 무덤에 들어가기 전에 후회라는 감정을 마주할 것이다. 어떤 후회가 그나마 덜 마음 아플지를 생각해보는 수밖에 없다. 후회가 꼭 나쁜 감정만은 아니다. 후회를 통해 지난 선택을 돌아보고,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수많은 후회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후회라는 감정을 잘 받아들이고 다스리는 법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